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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사랑방 		학사회 게시판을 년대별로 나누었습니다.
게시판 명칭을 공모하오니 많은 의견 부탁합니다!!!
ㆍ작성자 조병희
ㆍ작성일 2010/06/03
ㆍ학번 79
ㆍ추천: 0  ㆍ조회: 3479  
ㆍIP: 203.xxx.167
토문강은 어디에? 천지는 누구땅??
아침 일찍 숭선을 떠나 두만강을 따라 남평쪽으로 내려가다가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화룡으로 나갔다.
마침 일요일이라 일 보러 화룡시내에 나가려는 주민들로 버스는 꽉 찼고
버스안 풍경은 마치 읍내의 5일장을 가려고 나선 예전 한국의 시골같은 모습이다.
 
 
(두만강물을 개마고원으로 끌어 올리는 양수장)
 
화룡에서 연변냉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식당을 들어 갔는데 한족이 하는 식당이었다.
조선족이 하는곳을 찾으러 다니기엔 기차 시간이 임박하여 대충 비슷하겠지 하고 시켰는데
웬걸..모양만 비슷하지 맛은 영 딴판으로 내가 지금까지 먹은 냉면중 최악이었다.
 
새로 화룡선 기차가 개통됨에 따라 지어진 화룡역은 이 도시에서 제일 크고 근사한 건물인데
역사 주변은 한창 마무리 공사중이라 먼지가 풀풀 났다.
 
기차표를 사려는 긴 줄의 후미에 서 있는데 틈만 나면 새치기를 해댄다.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는 올림픽 이후 문명운동으로 줄서기가 이루어 지는데 반해
여긴 아직 줄서기 질서의식은 보급되지 않은듯 하다.
 
 
(화룡, 해란강 시장 풍경)
 
6시간을 달리는 화룡-송강하 구간의 잉쭈어(硬座)표는 13위안(한화 2600원)이었는데 표를 사고 보니
무좌(한국의 입석표)라고 써 있기에 좌석이 있는 란쭈어(軟座)표로 바꾸려고 다시 줄을 섰다.
 
이 표를 란쭈어로 환표를 하고싶다고 더듬더듬 중국어로 매표원에게 말을 건네니
창구안에서 귀를 기울이던 매표원 청년이 "조선말로 하시오" 라고 한다.

숭선행 버스표 끊을때도 매표원이 조선족 아줌마였는데 이번엔 조선족 청년인 것이다.
비록 중국땅이지만 연변에서는 산천경치도 음식도 말도 통하는 조선냄새가 나는 땅이다.
 
 
(우리네 시장같은 해란강 시장)
 
올해가 간도협약이 맺어진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만주..특히 간도 지방의 영유권이 중국에 넘어간 것은 우리에게는 운 나쁘게도
마지막으로 중국을 지배한 나라가 청나라라는데 있다.

한족에게 만주는 머나먼 이민족의 땅이지만 청나라에게는 만주,
특히 백두산 일대와 천지는 자신들의 시조인 누루하치와 관련된 개국신화가 서려 있는 원지(源池)가 있는 신성한 성지였고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청나라의 관심은 기본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클 수밖에 없었고 양보 할 수 없는 땅이었다.
 
 
(화룡의 어느 초가)

두만강 일대의 국경 확정의 역사는 1712년(숙종), 1881년(고종), 1909년(일제), 1962년(김일성) 네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첫번째, 백두산 정계비는 조선과 청 사이의 국경이 불분명하여 조선과 청 주민 사이의 충돌이 잦자
1712년에 청은 오랄총관(烏喇摠管) 목극등(穆克登)을 파견해 국경을 실지 답사시킨후 국경을 확정 하자고 하여 세워졌다.
 
목극등은 압록강변 후주(厚州)에서 조선의 사신과 만나 혜산진에 이르러 여기서부터 육로를 택했다.
이때 목극등은 조선의 접반사 박권(朴權)과 함경감사 이선부(李善傅)는 늙고 허약해 험한 길을 갈 수 없다며 무산에 가 있게 한 후 
군관, 차사관(差使官), 통관(通官) 등을 대동하고 비석이 무거워서 천지까지 못갔는지는 몰라도
백두산 정상까지 가지도 않고 삼지연 대연지봉 근처에 5월 15일 정계비를 세운 후에 무산으로 갔다.  

즉, 조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조선접반사는 산정에 오르지도 못하고 목극등의 일방적 조처로 정계비가 세워진 것이다. 
더군다나 백두산 정상을 경계로 세우기로 했던 정계비를 약속과 달리 백두산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압록강과 토문강의 두물이 강원(江源)에서 '人'자 모양으로 흐르는 곳의 바위를 비석의 귀부(龜趺)로 삼고 세운 것이다.

비석에는 "烏喇摠官穆克登奉旨査邊至比審視西爲鴨綠東爲土門故於分水嶺上勒石爲記"라고 종서(縱書)하고
정계비 건립에 참여한 청의 소이창, 통관 이가. 조선군관 이의복, 조태상, 차사관 허량, 박도상, 통관 김응헌, 김경문의 이름을 새겼다.

이와 같이 정계비는 청의 입장에 따른 일방적 건립이었고
그나마 조선 말기에는 청이 비문에 새겨진 토문강을 두만강이라고 임의로 유리하게 해석함으로써
국경선 문제가 양국간의 문제로 재연되었고 간도귀속문제에 연결되었다.
 
 
(지금은 사라진 백두산 정계비와 비문내용)
 
두번째는 1881년(고종 18) 청나라가 간도를 개척하려 하자
1883년 조선은 어윤중(魚允中)을 서북경략사로 임명하여 정계비를 조사케 하였고
정계비문 가운데 "서쪽은 압록으로, 동쪽은 토문으로"(西爲鴨綠東爲土門)를 근거로 해서
토문강이 송화강의 지류인 현재의 '오도백하'이므로 간도는 조선의 땅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청측은 토문을 두만강이라 하며 간도일대를 청나라의 땅이라 했다.
이에 조선에서는 두만강은 정계비에서 수십 리 밖의 지점에서 발원한 것이므로 비에 표시되기에는 너무 먼 강이며,
정계비 근처의 물 한줄기가 평소에는 말라서 건천(땅속으로 흐르는 물)이지만
우기에는 물이 흘러 오도백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이 강이 토문강이 확실하다고 했다.
정계비의 토문강이 '두만강'이냐 '오도백하'이냐라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결국 분쟁은 해결되지 않은채 넘어갔다.
(이때 조선 주장대로 오도백하를 국경으로 하면 북간도가 우리땅이 됨..근데..천지는 중국땅이 됨...ㅠㅠ)
 
세번째, 1909년 9월 4일, 일본은 간도의 영유권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이른바 간도협약을 체결한다.
일본은 두만강을 대한제국과 청의 국경으로 삼아 간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했고,
그 대가로 만주에 대한 철도부설권, 광산채굴권 등의 이권을 보장받았다.

처음에 일본은 1907년 8월 간도지방에 진입하여 용정(龍井)에 통감부와 간도 임시파출소를 개설하면서
간도가 대한제국의 영토라는 입장이었지만 (조선의 영토가 되면 저절로 자신들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됨으로 이런 주장을 한듯)
이후 '간도영토문제를 희생해서라도 만주에서의 이익을 확보하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청일 간도협약'에서 도문강을 두만강으로 인정하고 정계비와 가까이 있는 지류인 석을수(石乙水)로 정했는데
이로 인해 백두산 천지는 청의 영토가 되었다.
그러나 1905년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긴 조선정부는
청일사이의 이 조약이 자국의 국경과 영토에 대한 논의였건만 가타부타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백두산 천지, 두만강, 송화강 약도와 조약에 따른 국경선)


네번째 국경협의는 1962년 평양에서 체결된 북한과 중국 사이의 '조중 변계조약'이다.
북한의 김일성과 중국의 주은래가 맺은 이 조약에서는 국경을 간도조약때의 석을수보다 북쪽에 있는 홍토수(紅土水)로 삼고
280㎢(서울시 면적의 46%)의 영토를 확보하는 선에서 결정 되었다.
 
중국측은 간도조약을 따라 국경을 확정하려 했으나 김일성이 자신의 항일유격활동지가 백두산이고
조선인민들에게 혁명정신을 고취시키려면 자신의 항일유격 전적지와 천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은래를 설득하여 천지를 반씩 나누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고 한다. 
 
우수리강에서 섬하나를 놓고 소련과 총격전까지 벌이고 캐쉬미르 영유권을 놓고는 인도와 전쟁까지 불사한 중국이
자신의 주장보다 양보를 한 것은 모택동 입장에서 항일전쟁을 함께 한 혁명동지인 김일성의 입장을 배려한 것은 아닐까 한다.
 
하여간 다른나라와의 영토문제에서 북한에게 양보한 이 조약이 선례가 될까 봐
조중변계조약은 수십년간 외부에 발표를 안하고 비밀로 취급한 것을 보면
남한에 떠도는 김일성이 6.25참전의 댓가로 중국에 천지를 팔아 먹었다라는 주장은 사실을 놓고 보면 좀 다른 소리인것 같다.
 
 
(멀리 베개봉이 보이는 백두산 수림)

간도조약이 국제법상 무효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지만 역사적으로 4번에 걸친 국경 협의 과정을 보는데서 알 수 있듯이
현실적으로 쉽게 우리가 주장대로 간도를 회복하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닌듯 보인다.
 
왜냐하면 간도협약이 무효가 된다는 것이 간도가 우리땅이라는 의미로 연결 되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도협약이 무효라면 그 이전 상태로 돌아 가는것을 말하는데 청이 간도를 조선땅으로 인정한 적은 없기 때문에
잘해봐야 분쟁지역 정도가 될뿐이고 정계비를 상호 인정핟지라도
토문강의 과연 두만강이냐 오도백하이냐에 대한 주장은 서로 양보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통일도 못한채 남북 두개의 국가로 갈라져 있는 현실에서
청의 후계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북한을 빼고 남한을 조선의 적통 후계국으로 인정하여 협상에 나올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당장 간도를 되찾지는 못 할지라도 간도가 우리땅이라는 기억만은 후손들에게 각인시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베개봉 역)
 
마냥마냥 달리는 화룡발 송강하행 기차가 백두산 밀림을 가고 있을때 조선족 소녀가 베개봉이라고 창밖을 보고 가르켜 주었다.
베개봉은 김일성의 빨치산 부대가 일제와 싸울때 근거지로 삼았던 산이라는데
산 모양이 베개를 닮아서 베개봉이라 이름이 붙었고 중국에서는 이 산을 枕頭峰(침두봉)이라 부른다.

꽤 멀리 보이는 베개봉이 있는 위치는 북한의 삼지연군에 속한다고 한다.
 
 
(송화강의 지류인 오도백하)

원래 이름이 토문강이라는 설이 있는 송화강의 가장 동쪽 지류인 오도백하를 지나면서
만약 이 강이 국경이라면 동간도는 물론 연해주까지도 우리나라 영토일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간도를 지난다.
 
앞자리에 앉은 귀여운 한족소녀 "통통"이가 사탕을 먹으라고 준다.
통통이 엄마는 한국인인 내가 자기 딸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놀아 주는게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어리버리 중국말을 하는 내 실력과 5살짜리 통통이 중국어 실력이 비슷해서인지 말이 잘 통한다.
통통이는 송강하에서 하차할때까지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녔는데 심지어 담배를 피러 가도 쫒아 다녔다.
 
 
(기차에서 만난 한족소녀 통통)
 
"이놈의 인기는....ㅋㅋㅋㅋ"
 
근데 어딜가나 꼭 코흘리개 애들만 나를 좋아하고 이쁜 처자들은 흥~~콧방귀를 뀐다는거다.
내 마음이 동심처럼 순수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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